반갑지만 낯선 한국

저희는 곧 한국을 잠시 떠납니다.

두 달 가까이 한국에 있었고 미래의 집을 구했고

남편은 오래된 버킷리스트(한국살기)를 이루게 되어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국에서도 잠깐 살았고, 미국에서는 13년 넘게 지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본국인 한국에 돌아왔는데…

이상하게도 아직은 “집에 왔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습니다.

“오랜 해외생활 후 귀국하면 고국도 외국처럼 느껴진다”는 말이 있죠.

해외에서 지낸 시간이 길수록,

돌아온 나라에서도 예전만큼 편안하지 않고

그렇다고 오래 살던 나라에 속한 것도 아닌…

묘한 ‘사이 공간’ 같은 감정을 겪는다고들 하더라고요.

모국어가 들리고, 익숙한 음식 냄새가 나고, 모든 것이 예전 그대로인데도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낯설어요.

마치 여행을 다시 시작한 사람처럼, 어딘가 길 위에 있는 기분입니다.

아마 내년에 새로운 집에 들어가서 가구를 고르고, 하나씩 채워 넣고,

우리만의 공간을 다시 만들어가기 시작하면… 그때는 또 달라지려나요?

지금은 그냥, 여행과 정착 사이 어딘가에서 조금씩 익숙해지는 중이라고 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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